세계유산과 백제문화
세계유산이란 인류가 남긴 보편탁월한 가치를 지닌 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원회가 매년 총회를 열어 신청유산의 심사를 거쳐 등재를 결정한다. 우리나라에는 1995년 석굴암·불국사를 시작으로 2016년 현재, 12건이 등재되었다. 익산의 왕궁 리 유적과 미륵사지가 포함된 익산·공주·부여의 백제문화유산 8건이 백제의 왕도 와 밀접하게 연관된 고고학적 유적으로, 문화발전의 절정기인 백제 후기 문명을 대표 하고 있다는 가치를 인정받아 2015년 7월, <백제역사유적지구>라는 명칭으로 등재 되었다.
에드워드 핼릿 카(E. H Carr)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 했 다. 과거의 흔적을 찾아 그 의미를 가늠하는 것이 역사의 대화라면 그 의미를 감 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강이다. 강은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흐른다. 익 산에는 두 개의 강이 흐른다. 익산의 북서쪽으로 흐르는 금강은 지혜의 강이다. 공주시와 부여군을 지나 익산을 감싸고 서해로 흐르는 금강을 따라 외부의 문 화가 익산으로 유입되고 다시 전파됐다. 백제 문화가 일본으로 전파된 것도 금 강을 통해서였다. 웅포 금강 일대에 분포한 고분군과 함라산 일대의 성곽유적은 금강이 익산으로 통하는 고대의 관문이었음을 보여준다. 만경강은 익산의 남서 쪽으로 흐르는 풍요의 강이다. 금마에서 김제만경평야에 이르기까지 이 물을 먹 고 생명을 피워냈다. 고조선 준왕에서 백제 무왕까지 난세를 산 영웅이 이 지역 을 도약의 기반으로 삼은 까닭이다.
1970년대 일본 교토의 소오렌인이라는 사찰에서 <관세음응험기>라는 한 권 의 책이 발견되었다. 중국의 남북조시대에 쓰인 이 책은 중국에서도 전해지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일본에서 발견된 이 책에 ‘익산 천도설’이 기록되면서 백제시대의 익산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책에 기록된 제석사의 화재가 실제 제석사지 북쪽 500m 지점에서 폐기장이 발견됨으로써 왕도 익산의 주장이 신빙성을 갖게 된 것이다. 왕궁리 유적 발굴이 진행되면서 한중일 문화교류의 증거가 하나 둘 드러났다. 제석사 폐기장에서 발견된 악귀상惡鬼像은 동아시아 문화교류를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왕궁리 유적 건 물터의 배치와 화장실의 구조는 일본의 것과 흡사하고 정원은 중국의 흔적이 확 인되었다. 자연경관을 조화롭게 반영한 우리 고유의 조경문화에 중국의 정원에 서 주로 쓰는 태호석이 발견된 것. 또한 장방형 건물지에서 발견된 나무 막대기 는 같은 시기 일본의 화장실유구와 쓰임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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