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서림 & 부송도서관 북카페
1년 365일 책만 한 벗이 있을까?
선선한 바람 불고 푸르던 잎새 고운 색으로 물들어 가는 가을엔 책 벗이 보다 좋다.
오래된 서점 대한서림에는 추억이 있어 애틋하고 올 봄에 문을 연 부송도서관에서는 갓 볶은 커피 향기가 나서 좋다.
# 그때 그 시절, 추억의 공간 ‘대한서림’
“대한서림에서 만나.”
70년대에서 90년대까지 익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분이라면 이 말이 익숙할 것이다. 당시 ‘이리시민’(익산시의 옛 지명)에게 ‘대한서림’(대표 심선구)은 서점 그 이상의 유명한 약속장소였다.
‘대한서림’은 마치 연인들이 자주 가는 만남의 장소와 같은 곳이었다. 연인들이 자주 가는 카페는 그들만의 약속장소, 추억의 공간이 된다. 몇 년이 흘러 그 곳을 우연히 지나가다가 마주친다면, 혹은 그때 그 시절이 떠올라 향수를 자극하기위해 그 곳을 찾는다면, 아마도 당시의 학생들이 어른이 되어 대한서림을 찾는 기분일 것이다.
익산의 명동거리
1969년에 문을 열어 만43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같은 곳에서 같은 분이 운영하는 대한서림은 익산 중앙동(익산대로 16길)에 위치해 있다.
당시 친구들끼리 딱히 갈 데가 없었다. 요즘처럼 카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마트나 공원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들만의 약속의 장소가 필요했을 것이다. 당시 대한서림 근처는 익산의 최대 번화가였다. 주변에 영화관이 있었고 병원과 의류매장, 금융기관이 있었다. 그 중심에 있던 제일은행과 대한서림은 약속 장소로 안성맞춤이었다. 특히 대한서림은 밤늦게 까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니 사람들이 모이기 좋은 장소였다.
결국 한 두 명의 약속장소가 익산시민들의 약속장소가 되었지 않나 싶다. 익산시민 스스로가 대한서림을 약속장소 그리고 추억의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추억이 박제된 공간
“다음날 은행직원 4명이 파견 와 돈을 세고 가져갔다”고 말하는 신 대표님의 말마따나 당시에는 서점운영도 잘되고 사람들이 북적거리던 곳. 하지만 지금은 서점의 기능을 상실했을 정도로 찾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쩌다 한 두 명 정도만 서점을 찾는 정도다. 2층 전문서적 코너는 아예 문을 닫은 지 오래다. 익산의 중심이 중앙동에서 영등동으로 옮기면서 구도심이 완전히 기능을 상실해 지금은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고,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서점을 찾지 않게 된 것이다. 70~90년대 부흥기를 누렸던 익산의 명동거리 ‘중앙동’, 지금은 당시 유명했던 상점-대한서림, 새서울악기점, 엘베강, 태백산맥 칼국수-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때 학창시절을 보낸 분들이 지금 그곳을 지나간다면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묘한 기분이 들것이다.
“시에서 구도심 살리기에 좀 더 관심을 가져서 다시 예전처럼 사람이 많이 모였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신 대표님. 그는 사람들이 서점이름을 쉽게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서점이름을 애국가의 노랫말에서 따왔다고 한다. ‘대~한사람 대한으로’에서 ‘대한서림’이라고 했다. 대한서림은 69년도에 오픈했을 당시 지금의 우리은행 중앙점 옆 영빈회관 예식장자리에서 조그맣게 운영했다. 그런 후 84년 6월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현재의 자리는 당시 명보제과가 있었는데 그 건물을 헐고 5층짜리 현재의 건물을 지었다. 당시에는 대한서림 건물과 이도백화점 건물이 ‘멋진’건물로 유명했다고 한다.
익산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것인가? 영등점 오픈
“오프라인서점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지금, 그것도 지역에서 서점을 오픈했다고 하니 모두들 깜짝 놀랍니다.” 신 대표님의 자녀가 운영하는 ‘대한서림’ 영등동 지점이 오픈했다. “주변에서는 노래방, 음식점보다는 서점이 낫다며 반겨주시고 예전에 중앙동점을 찾아 주신 분들이 자녀들과 찾아온다.”고 말한다. 당시 서점을 이용했던 분들이 그때의 추억을 생각하면서 자녀들과 손을 잡고 하나 둘 찾는 모양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서점보다는 인터넷서점을 더 찾고, 약속장소로 카페를 주로 찾는 지금의 세대에게 과연 ‘대한서림’ 영등점이 새로운 만남의 장소, 약속장소가 될 수 있을까.
심 대표님은 “인터넷, 전자책이 나와도 인쇄책자는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빠르게 돌아가는 디지털시대에 느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는 아날로그의 맛이 나는 그런 공간으로 요즘세대가 대한서림을 찾았으면 한다.
오병일 기자
출처 미디어생각 제11호, 공공영상미디어센터 재미, 2012. 9월
# 부송도서관 _ 책 향기에서 커피 여행을 떠나자~
- 책 & 커피 향에 취하다
매주 금요일 오전 부송도서관에 가면 책 향기 보다 커피 향기가 코끝에 인사를 한다. 도서관 1층에 있는 북카페에서 맛있는 커피여행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북카페는 책을 읽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인데 누구나 한번쯤 발을 들여 놓고 싶을 만큼 매력적 곳이다. 이곳에서 올 6월, 첫 번째 커피여행이 시작됐다.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는?”
커피 대국 브라질 여행을 시작으로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엘살바도르, 콰테말라, 인도네시아 만델링 등 나라별 커피의 특징, 커피에 관한 에피소드와 함께 커피 시음 행사가 펼쳐 큰 호응을 얻었다.
커피여행 두 번째 이야기는 지난 9월 7일 시작돼 10월 26일까지 매주 금요일 총 8회에 걸쳐 진행된다.
“맛있는 커피 내리는 법은?”
“커피가 가장 맛있는 온도는 몇도 일까?”
이번 커피여행에서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특별한 것은 바리스타 가진 자격증을 가진 자원봉사자분으로부터 핸드드립 실천법을 배운다.
첫날일 9월 7일 오늘의 역사, 칼리타 드립법, 14일 세계는 하나, 멜리타 드립법을 배웠다. 21일에는 책 읽어주는 여자, 고노점 드립법, 28일 이뉴야사 이야기, 융 드립법을 배운다.
또, 10월 5일 동네 유명인사와 함께하며 좋은 생두 고르는 법, 생두 볶기, 12일 원두갈기와 핸드밀 사용법, 19일 나만의 개성 있는 브랜딩, 26일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 만들기 등을 한다.
이 과정을 마치면 나만의 멋진 커피를 내려 좋은 사람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11월에 시작되는 커피여행 세 번째 이야기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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